[특허출원.개량특허]

원천특허보다 못하리라는 법은 없다.

 

 

개량특허는 기존에 있었던 발명을 개량하거나, 기존 발명을 이용한 발명에 대해 취득한 특허다.

최근 등록되는 대부분의 특허발명은 개량특허다. 현대에서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데, 지금까지 축적 된 기술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지우개가 달린 연필도 연필을 이용한 개량발명이고, 인터넷 전화기도 인터넷 통신기술과 전화기를 이용한 개량발명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특허발명은 이전에 발명가들이 만들어놓은 특허발명에 기초한 혁신을 통해 이루어진다. 애플사가 아이폰이라는 새로운 발명을 만들어냈지만 아이폰은 수많은 통신 특허, 카메라 특허, MP3플레이어 특허, 디스플레이 특허들을 디딤돌 삼아 이루 어졌다.

개량발명은 선행특허권자의 허락을 얻어야 실시할 수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특허권은 사용할 권리를 보장받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실시를 금지하기 위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특허를 받아도 선행특허가 존속하고 있는 동안에는 자신의 특허발명을 마음대로 실시할 수 없다.

그래서 개량발명인 경우 굳이 특허를 취득할 필요가 있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개량특허라고 해서 원천특허보다 못하리라는 법은 없다.

최초의 증기기관으로 알려진 뉴커먼(Newcomen)의 증기기관도 개량발명이었다. 뉴커먼은 파팽이 1679년에 개발한 증기 펌프 를 참고해 5.5마력의 일을 할 수 있는 최초의 상업적 증기기관을 1712년에 개발했다.

그런데 그 증기기관이 세이버리가 1698년에 개발해 특허를 받은 초보적인 증기기관의 특허를 이용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자 뉴커먼은 곧바로 세이버리에게 동업을 제의했고, 세이버리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렇게 공동으로 제작해 판매한 광산용 증기기관은 탄광업체에 폭발적으로 팔려나 갔고, 뉴커먼은 엄청난 부를 쌓았다. 또 다른 예로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이 있다. 제임스 와트는 글 레스고우 대학의 엔지니어로 근무할 당시 수리를 의뢰받은 뉴커 먼 엔진을 10여 년 연구 끝에 개량하여 1769년에 특허권을 취득했다.

이 특허를 사업가인 볼턴이 지분의 2/3를 매입하여 볼턴앤와트 사(社)를 설립했다. 볼턴앤와트사는 공장이나 광산에 증기기관을 제공하거나 이를 제조하는 기술 컨설팅을 제공했다. 이로 인해 제임스 와트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부와 명성을 얻었고, 볼턴은 영국 최고의 부자가 되었다.

선특허권자도 개량특허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개량특허권자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앞의 사례에서 초보적인 증기기관을 개발한 세이버리와 더 효율적인 증기기관을 개발한 뉴커먼의 예를 들어보자.

 

뉴커먼의 증기기관을 뉴커먼 자신이 판매하기 위해서는 선특허 권자인 세이버리의 허락이 필요하다. 그런데 세이버리도 뉴커먼의 증기기관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후특허권자인 뉴커먼의 허락을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개량특허가 매혹적인 기술이라면 선행특허권자도 당연히 개량특허에 의한 제품을 만들어 팔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선행특허권자가 개량특허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개량특허권자의 허락을 얻어야 하므로 서로 사용허락을 구할 수밖에 없다.

이를 크로스 라이선스라고 한다.

 

 

만약 개량발명의 특허권자(후행특허권자)가 자신의 특허발명을 실시하고 싶은데 선행특허권자가 절대 허락을 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후행특허권자는 선행특허권자에게 자신의 특허발명에 대한 실시를 허락해 달라는 심판을 제기할 수도 있다.

이를 ‘통상실시권허 여심판’이라고 한다. 개량특허가 더욱 빛을 발휘하는 순간은 선행특허가 존속기간이 만료한 경우다. 특허발명의 존속기간은 출원일로부터 20년이므로 개량발명이 특허등록받은 후 몇 년이 지나다 보면 그 선행특허발명의 존속기 간이 만료될 때가 많다.

그러면 개량발명의 특허권자는 누구의 허락도 받지 않고 자신의 발명을 실시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가 그 누구의 실시도 금지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이 권리는 특허를 받은 순간부터 가지고 있던 것이다). 결국 그 특허발명에 대한 완전한 독점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또한 개량특허는 그 독점적 지위를 늘리는 방식으로 이용될 수 도 있다. 3D프린터의 원천특허들의 특허권들은 2012년~2013년에 대부분 소멸했다. 누구나 그 원천특허의 발명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3D프린터 시장이 최근 급속도로 성황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 원천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던 글로벌 3D프린터업체 – 3D시 스템즈, 스트라시스, MIT대학 등 – 들은 계속해서 3D프린터 개량 특허를 등록하고 있다. 그래서 개량특허를 보유하고 있지 못한 기업들은 개량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거나 그 개량특허 발명들을 피해서 3D프린터를 설계할 수밖 에 없다.

 

참고로 개량발명의 특허를 충분하게 취득하지 않은 사례를 들어 보자.

 

 

 

1990년대 초 CDMA 기술의 상용화에서, CDMA 원천특허는 미국의 퀄컴사가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상용화는 한국의 기업들 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 상용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은 그 상용기 술들에 대한 국내 특허만 취득했을 뿐 해외 특허들을 취득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퀄컴의 라이선스 청구를 일방적으로 받아들 일 수밖에 없었다. 만약 상용기술들, 즉 개량발명들에 대한 특허들이 해외를 포함하여 다수 등록되었다면 퀄컴과 크로스 라이선스를 통해 라이선스료를 상당히 절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개량발명에 대한 특허권 취득이 왜 필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개량특허도 원천특허 못지 않게 중요하다. 그러므로 기존에 특허가 존재하는 제품이라도, 자신이 제품을 개량했고, 그 개량한 발명이 가치가 있다면 반드시 특허를 출원할 것을 권한다.

 

 

특허는 전략이다저자 기율특허법률사무소 대표 신무연 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