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의 특징 중 하나는 속지주의이다.

 

속지주의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른다’로 이해할 수 있다. 특허도 각 국가의 특허법을 따라야 한다. 한국에 특허를 내면 그 특허가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인정될까? 인정되지 않는다. 한국에만 그 권리가 유효할 뿐이다. 반대로 미국의 특허권도 한국에서는 아무런 권리를 가지지 못한다. 그래서 해외 국가들에 대한 특허권이 필요할 경우, 필요한 해외 국가에 각각 특허권을 얻어야 한다.

 

그래서 해외 여러 국가에 대한 특허를 취득 한다는 것은 상당히 번거롭고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다. 그러면 그 번거로움이나 비용을 이유로 해외에 특허출원을 안했던 기업들의 사례들을 보자.

 

A기업의 제품은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에서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선정되어 계속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였다. 이를 발판으로 A기업은 독일과 미국에도 수출을 하려고 시도했다. 마침 제품에 대한 바이어들의 반응도 좋았다. 그런 중 바이어들이 특허가 있냐고 물었고, 한국 특허증을 보여주자 바이어들은 자신들의 국가에 대한 특허를 요구했다.

 

그런데 A기업은 해외특허출원의 시기를 놓쳐서 그 제품에 대해서 해외에 특허를 받을 수 없었다. 결국 A기업은 수출을 할 수 없었다.

 

 

 

 

 

B기업 역시 한국에서만 페인트에 대한 특허를 취득해 놓고 있었다. 도로 페인트에 대한 것이었는데, 라이트를 반사해서 야간에도 분명하게 인식이 되는 좋은 제품이었다. 최근 중국에서 합작회사를 만들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B기업이 기술을 투자하고 중국 회사가 자본과 인프라를 투자해 중국에서 판매하자는 제안이다.

 

그런데 B기업은 고민이 생겼다. 그 페인트에 대한 기술은 중국 회사가 하루 이틀만 배합과정을 보게 되면 재현해낼 수 있는 기술이었다. 그래서 합작회사를 만든 후 배신당할 우려가 있었다. B기업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중국에 특허권이 있다면 좋을 텐데, 이미 출원시기를 놓쳐 특허를 받을 수 없었다.

 

국제적 기업인 T사는 자신들의 골프공에 대한 특허를 십여년 전 부터 미국, 일본, 유럽에만 출원해 놓고 있었다. 그런데 T사의 골프 공이 한국에서 불티나게 팔리면서부터 경쟁사들이 모방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T사는 한국에 특허를 등록받지 않아서 모방제품에 대해 침해를 주장할 수 없었다.

 

결국 미국에서 성능으로 인정을 받은 T사는 한국 시장에서는 성능 차이를 부각시킬 수가 없게 되었다. T사의 골프공은 브랜드 마케팅에만 의존하여 판매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뒤늦게야 한국에 특허를 출원하지 않은 사실을 후회 했지만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이처럼 특허를 해외 특정 국가에 취득하지 않아서 후회한 사례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특허권은 국가마다 유효한 권리이다. 그리고 그 취득시기에는 명확한 제한이 있다.

 

이 사례들을 통해 볼 때 특허출원 때부터 사업이 장차 해외로 확 장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지금 당장이 아니 라 하더라도 나중에 특정 국가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면, 그 국가에 반드시 특허출원을 해놓아야 한다. 특허는 국가마다 별개라는 사실을 기억해두자.

 

 

 

특허는 전략이다저자 기율특허법률사무소 대표 신무연 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