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상표 출원·분쟁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법리
앞선 두 편에서는 EU와 미국의 혼동가능성 판단 기준을 한국 상표법과 비교했습니다.
이번에는 한국 기업이 가장 많이 출원하면서도, 가장 자주 허를 찔리는 나라인 중국 차례입니다.
미국이 “시장 상황과 소비자 혼동가능성”을 폭넓게 들여다보는 나라라면, 중국은 아직도 실무상 분류표, 선출원, 지정상품 문구, 문자 구조의 영향력이 매우 강한 나라입니다.
물론 중국도 최종적으로는 관련 공중의 혼동가능성을 봅니다.
그러나 실제 출원, 거절, 이의신청, 무효심판 실무에서는 지정상품이 어느 유사군에 속하는지, 한자·영문·병음·도형 요소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그리고 누가먼저 출원했는지가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중국의 대표적인 상표 유사판단 법리와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 상표법과 비교하면서 기업이 실무상 유의해야 할 점을 정리해보겠습니다.
1. 중국 상표 유사판단의 법적 출발점
중국 상표법에서 등록 단계의 핵심 조항은 제30조입니다. 선행 출원 또는 선행 등록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가 동일·유사한 상품에 출원된 경우 거절될 수 있다는 구조입니다. 조문 자체에는 “혼동”이라는 표현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반면 침해 단계에서는 제57조가 중요합니다. 제57조는 등록상표와 동일한 상표를 동일 상품에 사용하는 경우뿐 아니라, 등록상표와 유사한 상표를 동일 상품에 사용하거나 동일·유사한 상표를 유사 상품에 사용하여 혼동을 일으키기 쉬운(容易导致混淆) 경우도 침해행위로 규정합니다.
2013년n 으로 이 “혼동” 요건이 명문화되면서, 상표가 다소 유사하더라도 실제로 혼동을 일으키지 않으면 침해가 아니라는 논리가 확립되었습니다.
실제로 Michael Kors의 ‘MK’ 로고 사건(항저우중급법원 제소, 저장고급법원 2019년 확정)에서 법원은 표장이 어느 정도 유사함을 인정하면서도, 가격대와 소비자층의 차이로 혼동가능성이 없다
고 보아 비침해로 결론지었습니다. 즉 중국도 침해 판단 국면에서는 혼동가능성이 명시적으로 핵심기준입니다.
이 지점에서 최고인민법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최고인민법원은 2017년 사법해석을 통해, 저명상표 보호 조항(제13조 제2항)에서 사용하는 혼동판단 방법을 제30조·제32조·제57조 제2호에도 준용하도록 정리했습니다. 조문 문구는 제각각이지만, 실무상으로는 혼동가능성이 사실상 통일된 판단 기준으로 작동한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2. 중국은 ‘유사상품·서비스 구분표’의 영향이 매우 크다
중국 편에서 가장 강조해야 할 포인트는 중국식 유사군 제도입니다.
중국은 니스분류(국제상품분류)를 기초로 하되, 실제 중국 시장에서 자주 쓰이는 상품·서비스 명칭을 추가로 반영한 자체《유사상품·서비스 구분표(類似商品和服務區分表)》를 운용합니다.
이 구분표는 45개 류를 다시 세분한 ‘유사군(類似群)’ 코드 체계로 되어 있어, 한국의 유사군코드보다 한층 더 세밀합니다.
CNIPA(국가지식산권국)가 공개한 실무 가이드에 따르면, 이 구분표는 행정·사법기관이 상표 사건에서 상품·서비스 유사성을 판단할 때 매우 중요한 참고자료로 기능합니다. 특히 같은 유사군에 속하면 대체로 유사상품으로, 다른 유사군에 속하면 대체로 비유사상품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다만 같은 유사군 안에서도 세부 주석에 따라 다시 나뉠 수 있고, 구분표에 없는 신종 상품·서비스는 일반 수요자의 인식, 기능, 용도, 원재료, 생산부문, 판매채널 등을 종합해 별도로 판단합니다.
한국과 비교하면 이 지점이 매우 좋은 대비점이 됩니다. 한국도 상품류와 유사군코드를 사용하지만, 중국에서는 이 유사군 체계가 실무상 훨씬 강하게, 그리고 훨씬 기계적으로 작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 출원 실무에서는 “몇 류에 출원했는가”보다 “어느 유사군까지 커버했는가”가 실질적으로 더 중요한 질문이 됩니다.
3. 같은 류라고 모두 유사한 것은 아니다 — 절차별로 다르게 작동하는 구분표
중국 실무의 미묘함은 절차 단계에 따라 구분표의 비중이 달라진다는 데 있습니다.
CNIPA 가이드와 최고인민법원 사법해석을 종합하면, 상표 등록심사와 거절불복심판 단계에서는원칙적으로 구분표가 상품·서비스 유사성 판단의 기준으로 상당히 기계적으로 사용됩니다.
반면 이의신청, 이의불복, 무효심판 단계로 갈수록 구분표는 여전히 중요한 참고자료이지만, 「상표심사심리 지침」과 개별 사건의 사정을 함께 고려해 유사성을 판단합니다. 구분표에 명시되지 않은 상품·서비스 사이에 일정한 관련성이 있다면, 관련 공중의 혼동가능성 법리를 참고해 유사성을 판단할수도 있습니다.
즉 중국은 형식적으로 보이지만, 절차가 뒤로 갈수록 실제 시장 상황과 혼동가능성 논리가 더 많이들어옵니다.
최초 심사 단계에서는 분류표가 지배적이지만, 이의·무효·침해 단계로 갈수록 관련 공중의 인식, 상품 간의 실질적 관계, 상표의 명성, 실제 사용 상황이 점점 더 중요해집니다.
이 이원적 구조를 잘 보여주는 실제 사건들이 있습니다.
분류표를 넘어선 사례(正向突破) — ‘OREO(奥利奥)’ 무효 사건(베이징고급법원 (2016)京行终3728号).
계쟁상표의 지정상품인 누룽지·튀긴쌀·쌀과자·콩가루·새우맛스틱 등은 인용상표 OREO의 지정상품인 비스킷·커피·빵과 같은 유사군에 속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생산부문·판매경로·판매장소·소비자층에서 두 상품군이 실질적으로 교차한다고 보아 유사상품으로 인정했습니다.
저명하고 식별력이 강한 상표일수록 유사군 경계를 넘어 보호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분류표 안에서도 비유사로 본 사례(反向突破) — ‘baby GAP’ 거절불복 사건(베이징제1중급법원(2014)一中行(知)初字第7344号).
“유모차·유모차덮개”와 “자동차섀시·차량용 로드”는 구분표상 유사군이 교차 검색되는 관계였지만, 법원은 기능·용도·판매경로의 실질적 차이를 근거로 비유사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이런 ‘역방향 돌파’는 남용되지 않습니다.
‘LAUNCHWORKS’ 사건에서는 1심 법원이 구분표를 이탈해 비유사로 판단했으나, 베이징고급법원이 이를 파기하면서 등록 단계에서 예측가능성과 안정성을 해칠 정도로 함부로 구분표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4. 상표 자체의 유사성 : 외관·발음·의미, 그리고 격리관찰
상표 자체의 유사성 판단 요소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문자상표는 철자·형태·발음·의미를, 도형상표는 구성·색채·외관을, 문자와 도형이 결합된 상표는 전체 조합과 외관을 봅니다.
입체상표는 형상과 외관을, 소리상표는 청각적 인식과 전체적인 음악적 이미지를 고려합니다.
판단 방법론도 한국과 상당히 닮아 있습니다.
중국 실무는 ① 전체관찰(整体观察), ② 요부 대비(要部比对), ③ 격리관찰(隔离观察 — 두 표장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지 않고, 시간과 장소를 달리하여 소비자의 기억에 의존해 비교) 세 원칙을 함께 적용하며, 판단 기준은 관련 공중의 일반적 주의력입니다. 이는 한국 대법원이 말하는 “전체적·객관적·이격적 관찰”과 사실상 같은 개념입니다.
결합상표의 요부 추출에서도 식별력이 약한 부분(예: ‘bio-‘ 같은 흔한 접두어)은 가중치를 낮추고, 관념이 뚜렷하게 일치하면(예: “TEN BY TEN”과 “十乘十”과 “10×10”) 외관·발음이 달라도 유사로 판단하는 개념적 대응 논리도 확인됩니다. 다만 중국 상표 실무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여기서부터 입니다. 바로 중국어 표기의 층위입니다.
5. 중국어 상표의 특수성 : 한자, 병음, 음역, 의역
해외 기업이 중국에서 브랜드를 운영할 때, 그 브랜드는 보통 다음 네 층위로 존재하게 됩니다.
원어 상표 (예: KIYUL, APPLE, STARBUCKS) — 외국 기업의 기본 브랜드 중국어 음역 (발음을 그대로 옮긴 중문명)
— 소비자가 실제로 부르는 명칭이 될 수 있음
중국어 의역 (의미를 옮긴중문명) — 브랜드 이미지와 관념 형성에 중요 병음(拼音) (한자의 로마자 표기)
— 영문과 중문 사이를 잇는 연결고리
문제는 중국 소비자가 외국어 브랜드를 원어 그대로 부르기보다, 스스로 만들어낸 중국어 명칭으로 부르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는 데 있습니다. 이때 회사가 공식 중문명을 정해두지 않으면, 시장이 임의로 이름을 붙이거나 제3자가 그 인기 있는 중문명을 먼저 출원해버리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이 문제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것이 New Balance(新百伦) 사건입니다. New Balance는 영문 상표 “NEW BALANCE”만 등록해두고 중국어 “新百伦”은 별도로 등록하지 않은 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百伦”·”新百伦” 상표를 선점하고 있던 개인(저우러룬)이 New Balance를 상대로 침해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광저우중급법원 1심(2015)은 침해를 인정하고 New Balance 측에 약 9,800만 위안(피고 이익의 절반 상당)의 배상을 명했고, 광둥고급법원 2심에서 500만 위안으로 감액되었지만, 최고인민법원 재심(2020)에서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이후 New Balance가 진행한 ‘新百伦’ 상표 무효 시도도 실패했습니다. 세계적인 브랜드조차 중국어 상표를 선점당해 거액의 손해배상을 치른, 업계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경고 사례입니다.
MUJI(无印良品) 사건도 유사한 맥락입니다. 일본 양품계획(良品計画)은 제25류(의류)에는 ‘无印良品’을 등록했지만, 제24류(직물·타월·침구)를 빠뜨렸습니다. 그 사이 중국 업체가 제24류에 동일한 명칭을 먼저 출원·등록했고, 양품계획은 이 상표를 되찾기 위한 무효 절차에서 중국 본토 내 제24류 상품에 대한 선사용·주지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해 실패했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침해로 피소되어 손해배상과 상업비방 배상을 함께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두 사건 모두 결론은 같습니다. 영문 상표만 등록해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중국 소비자가 실제로 사용하는 중문명, 음역명, 약칭, 병음까지 별도로 클리어런스하고 선점해야 합니다.
6. 중국은 선출원주의와 악의적 선점 리스크가 매우 크다
중국은 선출원주의(先申请主義)가 강하게 작동하는 대표적인 나라입니다. 실제 사용 여부보다 누가 먼저 출원했는지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미국의 사용주의와는 정반대 방향입니다.
2019년 상표법 개정은 이 문제에 정면으로 대응했습니다. 제4조는 “사용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악의적 상표등록출원은 거절한다”는 조항을 신설했고, 심사·이의·무효 전 단계에서 원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CNIPA는 이 조항을 근거로 실질심사·이의·평심 단계에서 매년 수만 건의 악의적 출원을 직권으로 걸러내고 있으며, 별도로 유명인·유명작품·명칭 도용 등을 겨냥한 전담 단속(전문행동)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제15조는 대리인이나 거래관계자가 상대방의 상표를 무단으로 선점하는 것을, 제32조는 이미 일정한 영향력을 가진 타인의 선사용상표를 부정한 수단으로 선점하는 것을 각각 금지합니다.
이 문제의 상징적 사건이 乔丹(마이클 조던) 사건입니다. 중국 스포츠용품 업체가 농구선수 마이클조던의 중국어 표기인 ‘乔丹’을 상표로 등록해 사용하자, 조던이 이에 맞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최고인민법원은 재심((2016)最高法行提字第27号, 2016)에서, 중국 공중이 마이클 조던을 안정적으로 ‘乔丹’이라 지칭해온 사실관계를 인정해 그에게 성명권이 있다고 보고, 관련 상표 등록을 무효로한 원심 판결 3건을 파기했습니다.
다만 병음 표기인 ‘QIAODAN’·’qiaodan’에 대해서는 성명권을인정하지 않아 나머지 상표들은 유지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중국에서 악의적 선점과 성명권 보호를 다루는 대표 판례로 꼽힙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 이 부분은 매우 실용적인 시사점을 줍니다. 중국에서는 제품을 출시한 뒤 상표를 출원하면 이미 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영문 브랜드, 중문 브랜드, 주요 상품군의 유사군을 미리 확보해두지 않으면, 현지 유통업자·경쟁사·전문 상표브로커가 먼저 출원해버리는 일이 실제로 매우 흔하게 발생합니다.
7. 저명상표(驰名商标) 보호 — 중국만의 독특한 운영 방식
중국의 저명상표 제도는 한국·미국·EU와 뚜렷하게 다른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개별 사건별 인정.
중국은 특정 상표를 ‘저명상표 목록’에 올려두고 계속 보호하는 방식이 아니라, 상표법 제14조에 따라 개별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그 사건에 필요한 범위에서만 저명상표 여부를 판단합니다. 판단 요소는 관련 공중의 인지도, 사용 지속기간, 광고·홍보의 정도와 지리적 범위, 과거 보호받은 기록 등을 종합합니다.
상업광고에서 ‘저명상표’ 문구 사용 금지.
2013년 개정 상표법 제14조는 기업이 “저명상표(驰名商标)”라는 문구를 상품 포장이나 광고에 사용하는 것을 아예 금지합니다. 과거 중국 기업들이 저명상표 인정을 마케팅 훈장처럼 남용했던 데 대한 반성으로, 이제 저명상표 인정은 오직 개별 분쟁에서의 법적 구제수단으로만 기능합니다.
등록 여부에 따른 보호범위 차이.
미등록 저명상표는 동일·유사 상품 범위에서만(제13조 제2항), 등록된 저명상표는 비유사 상품까지(제13조 제3항, 이종상품 간 교차보호) 보호받습니다. MUJI 사건에서 양품계획이 결국 실패한 이유 중 하나도, 제24류 상품에 대한 중국 내 선사용·저명성을 이 기준에 맞춰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지점은 한국·미국·EU 편과 정확히 연결되는 대목입니다.
한국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는 저 명상표에 대해 혼동형(전단)과 희석형(후단, 식별력·명성 손상) 보호를 함께 규정하고 있고, 2023년 대법원의 ‘LEGO/레고켐’ 판결(2020후11943)은 이 후단을 적용해 등록무효를 인정한 최초 사례였습니다. 미국의 TDRA(연방희석화법)와 EU의 저명상표 보호도 같은 방향을 지향합니다. 중국도 사법해석상 “공중을 오도해 저명상표의 식별력을 약화시키거나 시장 평판을 훼손하는” 경우를 규율해 희석 개념을 부분적으로 수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개별 사건별 인정·수동적 보호라는 절차적 제약이 강하다는 점이 다른 나라들과 구별되는 지점입니다.
이와 관련해 트레이드드레스 분쟁이지만 널리 알려진 사건도 있습니다. 王老吉/加多宝 홍관(红罐)사건에서, 최고인민법원(2017)은 두 경쟁 음료회사가 오랫동안 함께 써온 빨간색 캔 포장(트레이드드레스)에 대해, 일방에게만 권리를 귀속시킨 원심을 파기하고 양사가 이를 공동으로 향유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소비자 혼동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두 회사 모두 그 신용 형성에 기여했 다는 형평의 관점을 반영한 중국 특유의 결론이었습니다.
8. 이의·무효·불사용취소 — 절차별로 다른 문턱
중국의 상표 분쟁 절차는 세 갈래로 나뉩니다.
이의신청은 예비심사공고 후 3개월 내에 제기해야 하고, 상대적 거절사유(선등록·선사용상표와의 충돌)와 절대적 거절사유 모두를 다툴 수 있습니다.
무효선고는 등록 후 절차입니다.
선등록상표와의 충돌 같은 상대적 사유는 등록일로부터 원칙적으로 5년 내에만 청구할 수 있지만, 악의적 등록이 인정되면 저명상표권자는 이 5년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
사용의사 없는 악의출원 같은 절대적 사유는 기간 제한 없이 누구나, 또는 직권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불사용취소(撤三)는 등록된 상표라도 정당한 이유 없이 3년간 연속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누구나 취소를 청구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이의·무효와 달리 입증책임이 등록권자에게 전환되고, 청구인의 이해관계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선점된 상표를 되찾아오는 가장 저렴하고 효과 적인 도구로 활용됩니다.
이 세 가지 절차는 CNIPA의 결정에 불복할 경우 베이징지식산권법원, 베이징고급법원을 거쳐 최고인민법원 재심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연결됩니다. 미국의 USPTO-TTAB-CAFC, 한국의 특허청-특허심판원-특허법원-대법원 구조와 큰 틀에서는 유사하지만, 이의는 등록 전, 무효는 등록 후라는 구분이 뚜렷하고 撤三이 별도의 강력한 무기로 존재한다는 점이 중국의 특징입니다.
9. 한국·미국과 비교한 중국의 종합 특징
10. 한국 기업을 위한 실무 전략
첫째, 중문 상표를 반드시 정하고 먼저 출원해야 합니다.
중국 소비자는 외국어 브랜드를 원어 그대로 부르기보다 중국어 명칭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식 중문명을 정하지 않으면 시장이 임의로 이름을 붙이거나, 제3자가 먼저 그 중문 상표를 선점할 수 있습니다. New Balance와 MUJI의 사례가 이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둘째, 상품류만 보지 말고 유사군을 확인해야 합니다.
중국에서는 같은 9류, 같은 25류, 같은 35류에출원했다고 해서 모두 동일한 범위로 보호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안의 어느 유사군(subclass)을 지정했는지가 실질적인 보호범위를 결정합니다.
셋째, 핵심 상품 외 주변 상품·인접 유사군까지 검토해야 합니다.
중국에서는 모방상표가 핵심 상품이 아니라 주변 상품이나 인접 유사군에 먼저 출원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화장품 브랜드라면 화장품뿐 아니라 미용기기, 온라인 판매서비스, 프랜차이즈 서비스, 포장재, 건강식품 관련 유사군까지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 중국 진출 전 출원이 원칙입니다.
중국은 선출원 리스크가 매우 크기 때문에, 전시회 참가, 샘플 배포, 현지 유통상 미팅, 온라인 판매 개시보다 먼저 출원을 마쳐야 안전합니다.
다섯째, 선점을 당했다면 撤三·이의·무효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이미 브로커나 경쟁사가 유사 상표를 선점한 상황이라면, 그 상표가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지 조사해 불사용취소(撤三)를 시도하는 동시에, 악의적 출원이라는 정황이 있다면 무효심판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여섯째, 저명상표 지위를 노린다면 증거를 상시 축적해야 합니다.
매출, 시장점유율, 광고비, 지리적 사용범위, 과거 보호받은 기록 등을 꾸준히 관리해두면, 이종상품 간 분쟁이나 선점 대응 과정에서 저명상표 인정을 통한 교차보호를 받을 여지가 커집니다. 다만 상업광고에서 ‘저명상표’라는 문구 자체를 사용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결론 : 한국에서 등록됐다고 중국에서도 안전하지 않다
중국 상표 유사판단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상표의 외관, 발음, 의미와 상품·서비스의 유사성을 종합 적으로 고려합니다.
그러나 중국 실무에서는 중국식 유사상품·서비스 구분표, 유사군 체계, 강력한 선출원주의, 그리고 중국어 상표의 존재가 한국이나 미국보다 훨씬 큰 비중으로 결과를 좌우합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이미 등록된 상표라 해도 중국에서 그대로 안전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중국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이라면 영문 상표뿐 아니라 중문명, 병음, 주요 유사군, 인접 상품·서비스까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중국 상표 전략의 핵심은 “분쟁이 생긴 뒤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이름과 범위를 선점하는 것입니다.
신무연 변리사
기율특허법인 대표
WTR 1000, IAM Patent 1000, IP Stars 선정 변리사
《특허는 전략이다》, 《상표 전쟁》, 《특허로 말하라》 저자
10년 이상 미국·유럽·중국 등 국제 특허 및 상표 전략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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