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희 기율특허법인은 한국패션협회와 협력하여 여러 패션기업들에 대한 IP 자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부터 이미 해외 진출을 시작한 중견 패션기업까지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만나면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패션 산업의 IP 리스크가 다른 산업과는 상당히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즌 주기는 12~18개월로 짧고, 카피 제품은 그보다 훨씬 빠르게 시장에 등장하며, 브랜드가 해외로 확장하는 순간 상표 브로커들이 먼저 그 나라에 가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간의 자문 경험을 토대로, 패션기업 실무자가 IP 전략을 세울 때 실제로 부딪히는 질문들 – 무엇을 먼저 출원해야 하는가, 어느 나라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카피 제품이 나왔을 때 어떤 순서로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1. 패션 IP는 왜 다른가
일반적인 특허·상표·저작권 프레임워크는 패션 산업에 잘 들어맞지 않습니다.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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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저작권의 보호 범위가 제한적입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저작권은 기능적 물품(useful article)인 의류 자체보다는, 프린트 그래픽·자수 같은 분리 가능한 장식 요소에 한정하여 보호가 인정됩니다. 유럽에서는 CJEU의 Cofemel v. G-Star Raw (C-683/17, 2019) 판결 이후 의류 디자인도 독창성(originality)이 인정되면 회원국이 별도의 “미적 효과” 요건을 추가로 요구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졌지만, 미국에서는 여전히 기능적 물품으로부터 분리 가능한(separable) 요소인지가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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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디자인권만으로는 시즌 주기를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미국 디자인특허는 등록까지 통상 수년이 걸리는데, 패션 컬렉션의 시즌 수명은 그보다 훨씬 짧습니다. 그래서 클래식 아이템·아이코닉 제품에는 디자인특허가 유효하지만, 단명 상품에는 유럽의 미등록 공동체디자인이나 한국의 부분심사 디자인 제도가 훨씬 실무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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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상표가 사실상 핵심 자산입니다. 루이비통 모노그램이 단순히 “이 가방은 LV가 만들었다”는 출처표시를 넘어 럭셔리·유산·지위라는 의미를 전달하듯이, 패션에서 상표는 품질보증표지가 아니라 제품 가치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저는 클라이언트들에게 항상 “예산이 제한적이라면 상표부터”라고 조언합니다.
2. 무엇을 등록해야 하는가 – 자산 인벤토리부터
패션기업의 IP 자산은 생각보다 넓습니다. 컨설팅 초기에 저희가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은 브랜드가 가진 자산을 한 시트에 정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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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명(word mark)과 로고/도형상표(device m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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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브랜드 컬렉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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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패턴 또는 모노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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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컬러(색채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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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외관(가방 형태, 버클, 아웃솔, 장식 배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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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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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북·캠페인 사진·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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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트·그래픽·텍스타일 아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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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소재·구조·클로저 등 기술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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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앱 아이콘, 도메인, SNS 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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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시) 다운로드형 가상상품 또는 NFT 연계 자산
니스분류상 기본 축은 대개 제25류(의류), 제18류(가방·가죽제품), 제14류(주얼리·시계), 제35류(소매·도소매 서비스)이며, 디지털 패션을 염두에 둔다면 제9류(다운로드형 가상상품)와 제35류(가상상품 리테일)까지 검토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원칙 하나
워드마크와 로고는 별도로 각각 출원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결합상표 하나만 등록하면 요소별 분리 보호가 약해지기 때문에, 문자와 도형을 따로 확보해 두는 편이 방어범위가 넓습니다.
3. 비전형상표 – 색채·패턴·위치상표는 신중하게
패션 브랜드가 특히 관심을 갖는 것이 색채·패턴·위치상표 같은 비전형상표입니다. 다만 이 영역은 성공 사례만큼 실패 사례도 많다는 점을 함께 짚어야 합니다.
색채상표의 대표 사례는 크리스찬 루부탱의 레드솔입니다.
미국 제2연방항소법원은 Christian Louboutin S.A. v. Yves Saint Laurent America, Inc., 696 F.3d 206 (2d Cir. 2012)에서 “대비되는(contrasting) 밑창”에 한정하여 상표성을 인정했을 뿐, 단색(monochrome) 적색 구두 전체를 독점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유럽에서는 CJEU가 Christian Louboutin v. Van Haren Schoenen BV (C-163/16, 2018)에서 밑창에 적용된 색채가 “형상(shape)”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어서 형상 관련 무효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두 판결 모두 “표지를 얼마나 정교하게 좁혀서 정의하느냐”가 유효성과 실효성을 동시에 좌우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우리 상표법 체계에서도 색채 홀로그램·동작상표는 2007년 한미FTA를 계기로 도입되었고, 위치상표는 대법원 2012.12.20. 선고 2010후2339 전원합의체 판결(아디다스 삼선)에서 최초로 인정된 바 있습니다.
패턴상표는 저명 브랜드라도 등록·유지가 자동 보장되지 않는다는 경고가 필요합니다. EUIPO는 버버리가 NFT·가상상품(제9·35-41류)을 대상으로 출원한 체크 패턴을 식별력 결여로 대부분 거절했고, 루이비통의 다미에 아주르(Damier Azur) 패턴도 EU 일반법원이 2022년 사용에 의한 식별력 입증 실패로 무효를 확정했습니다.
위치상표의 리스크는 더 최근 사례가 잘 보여줍니다. 영국에서는 Thom Browne Inc v adidas AG [2025] EWCA Civ 1340에서 항소법원이 아디다스의 삼선 위치상표 중 일부를 문언 설명(description)이 지나치게 광범위하여 “단일한 표지”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효로 확정했습니다. 같은 아디다스 삼선이라도 관할에 따라 결론이 갈린다는 점 – 영국은 일부 무효, EU는 취소부 결정 항소심에서 일부 유효로 판단된 바 있습니다 -은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국가별로 별도 리스크 평가해야 하는 이유를 잘 설명해 줍니다.
실무 시사점
비전형상표는 “일단 출원해 보는” 접근이 아니라, 사용에 의한 식별력 증거(매출·광고비·시장점유율·소비자 설문)를 충분히 축적한 뒤, 도면과 설명 (description)의 정합성을 정밀하게 설계해서 출원하는 것이 성공률을 높입니다.
4. 국가별 실무 차이 – 특히 중국을 주의해야 하는 이유
한국·EU·중국은 기본적으로 선출원주의(first-to-file)이고, 미국은 사용 기반 권리와 등록의 결합 구조가 강합니다. 이 차이는 출원 순서와 타이밍 전략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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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KIPO): 상표법 제2조는 표장을 “그 구성이나 표현방식에 상관없이 상품의 출처를 나타내기 위하여 사용하는 모든 표시”로 개방적으로 정의합니다(2016년 전부개정). 저명상표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혼동 및 식별력·명성 손상)·제12호(품질오인)·제13호(부정한 목적 출원)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나)·(다)목(희석화)으로 중첩 보호됩니다. 대법원 2023.11.16. 선고 2020후11943 판결(레고 사건)은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 후단의 ‘식별력 손상’ 희석화를 최초로 인정한 대법원 판결로, 저명상표 보호의 실효성을 한 단계 높였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의 실무적 힘을 보여주는 사례로는 ‘루이비통닭’ 사건이 있는데, 상호를 변형했음에도 서울중앙지법이 식별력·명성 손상을 인정하고 화해권고 위반에 대해 간접강제금을 부과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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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USPTO): 연방상표법(Lanham Act) §43(a)가 등록·미등록 상표와 트레이드 드레스를 포괄합니다. 다만 트레이드 드레스, 특히 제품 디자인(product design)에 대해서는 연방대법원이 Wal-Mart Stores, Inc. v. Samara Brothers, Inc., 529 U.S. 205 (2000)에서 본질적 식별력을 인정하지 않고 반드시 2차적 의미(secondary meaning)를 입증해야 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반대로 Qualitex Co. v. Jacobson Products Co., 514 U.S. 159 (1995)는 단일색채도 비기능적이고 출처표시성을 획득하면 상표가 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예쁘게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는 미국에서 트레이드 드레스가 보호되지 않으며, 시간을 두고 소비자 인식 증거를 쌓아야 합니다. 미국 디자인 특허는 등록일로부터 15년간 보호되어, 아이코닉 제품에는 여전히 강력한 무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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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EUIPO): 등록 EU디자인은 5년 단위 갱신으로 최대 25년, 비등록 EU디자인은 EU 내 최초 공개일로부터 3년간 보호됩니다. 특히 비등록 디자인은 시즌성이 강한 패션 컬렉션에 매우 유용하지만, 침해 입증과 공개 시점 관리가 관건입니다. EUIPO의 Fast Track을 활용하면 조건 충족 시 2영업일 내 등록도 가능합니다. Cofemel 판결 이후로는 디자인권과 저작권을 누적 관리하는 전략이 자리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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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CNIPA): CNIPA는 중국이 선출원주의를 채택한다고 명시적으로 설명합니다. 문제는 사용·소유 증거 없이도 출원이 가능하다는 점이어서, 유명 외국 브랜드가 현지 브로커에게 선점당하는 사례가 반복됩니다. New Balance는 상표 스쿼팅 대응 소송에서 상하이 황푸구법원이 2021년 2,500만 위안(약 385만 달러), 중국 최고인민법원이 2023년 다른 사건에서 약 3,000만 위안의 이례적으로 높은 배상을 인용한 바 있습니다(법정 상한을 크게 초과). 반면 한국 기업 사례로는 설빙이 2015년 중국 진출 시도 당시 현지 업체의 유사 상표 선점으로 장기 분쟁을 겪었고, 2022년 무효 심판에서 승소했지만 이미 시장 선점 실패라는 막대한 기회비용을 치른 바 있습니다. 2024년 한국 기업의 해외 7개국 상표 무단 선점 의심 건수는 10,000건을 넘어 전년 대비 2.5배 급증했고, 그중 의류·패션 분야가 분쟁 비율 최상위권입니다.
실무 시사점
중국 진출은 최소 12~18개월 전에 영문명·중문명·병음(拼音) 3종을 함께 선출원하는 것이 사실상 필수입니다. “공장을 믿는 것은 상표 전략이 아니다”라는 말을 저는 클라이언트들에게 자주 합니다 – 제조 파트너에게 브랜드를 공개하기 전에 출원을 마쳐야 합니다.
5. 타이밍 전략 – 언제 무엇을 출원할 것인가
시즌성 제품에 대해 저희가 클라이언트에게 권하는 현실적인 타임라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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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칭 3~6개월 전: 브랜드명·로고 상표 1차 출원(핵심 판매국), 도메인·SNS 핸들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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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직후: 저작권 증거 아카이브(원본 파일, 제작 기록, 촬영 RAW, 창작일자)를 즉시 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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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반응 확인 후: 핵심 모델만 선별하여 디자인권·해외 확장 진행
미국은 사용 기반이 강하지만 intent-to-use 출원으로 먼저 우선권을 잠가두는 전략이 흔히 쓰입니다. 한국은 우선권 주장을 위해 기초 출원 후 6개월 내 후속 출원(파리협약 우선권)이 가능하고, 마드리드 의정서를 활용하면 하나의 국제출원으로 다수 회원국을 동시에 지정할 수 있습니다(2025년 12월 기준 116개 회원, 132개국 커버).
디자인권과 디자인특허 중 무엇을 우선할지도 제품 성격에 따라 달라집니다. “베스트셀러 후보·아이콘 제품·장기 반복 판매 모델”은 미국 디자인특허까지 검토할 가치가 있지만, “단기 컬렉션·고변형 SKU”는 EU·한국·중국의 등록 디자인 중심으로 가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모든 SKU를 미국 디자인특허로 밀어붙이는 것은 대개 비용 대비 효과가 낮습니다.
6. 집행 전략 – 순서가 곧 비용 효율이다
카피 제품이나 위조품을 발견했을 때, 저희가 클라이언트에게 권하는 대응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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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 증거보전: 침해 상품 URL, 판매자 정보, 상세페이지 캡처, SNS·해시태그 광고 문구를 먼저 확보합니다. 이후 대응해야 할 침해 유형이 상표·저작권·디자인·부정경쟁 중 무엇인지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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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 플랫폼 신고: 이커머스·SNS 침해에는 가장 빠르고 비용 효율적인 수단입니다. Amazon Brand Registry는 등록상표를 전제로 신속 삭제 도구(Project Zero)를 제공하고, 알리바바 IPP, eBay VeRO, TikTok IP Protection Center 등도 유사한 채널을 운영합니다. 다만 플랫폼마다 신고 요건이 달라서, 권리의 국가·유형·대표권 증빙이 맞지 않으면 반려되기 쉽습니다. 등록번호·위임장·표준 증거패키지를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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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 내용증명(경고장): 빠르고 기록이 남는 초기 압박 수단이지만, 상대가 선제 소송이나 여론전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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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 – 세관 등록/통관보류: 대량 위조품 유입 차단에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높은 수단 중 하나입니다. 한국은 관세법 제235조에 따라 관세청·TIPA에 지재권을 신고하면 통관 단계에서 침해의심품을 통관보류할 수 있고(신고 유효기간 10년), 미국 CBP는 e-Recordation, EU는 AFA/eAFA (2024년 10월부터 전자화)를 운영합니다. 다만 세관이 실효적으로 작동하려면 진품가품 식별 포인트, SKU 매트릭스, 시즌별 변화 포인트를 담은 교육자료를 사전에 제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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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단계 – 이의신청/무효심판, 민형사 소송, ADR: 상습 침해자, 상표 스쿼팅, 고가치 분쟁에는 결국 이 단계까지 가야 합니다. 도메인 분쟁에는 WIPO UDRP가 통상 2개월 내외로 비교적 신속하게 도메인을 회수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다만 손해배상은 포함되지 않음).
실무 원칙 하나
반복 침해자는 개별 리스트 삭제보다 공급망·셀러 클러스터 단위로 접근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집행하지 않는 상표는 약화됩니다. 루이비통이 1896년부터 모노그램 보호를 시작해 한 번도 집행을 중단하지 않은 것처럼, 저명성을 유지하려면 일관된 집행 기록 자체가 자산입니다.
7. 계약 설계 – 협업이 많을수록 놓치기 쉬운 부분
패션 산업은 라이선싱, ODM/OEM, 인플루언서 협업, 캡슐 컬렉션 등 제3자와의 협업이 유난히 많은 업종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가장 자주 빠지는 조항은 “최종 IP 소유자가 누구인가”가 아니라, 각 당사자가 기존에 보유하던 Background IP를 협업 이후에도 어떤 범위로 계속 사용할 수 있는가, 그리고 협업 종료 후 판매·아카이브 포트폴리오 게시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입니다. 성공한 컬래버레이션일수록 이 부분이 불명확하면 분쟁 위험이 커집니다.
라이선스·협업 계약에서는 최소한 다음 사항을 명시하는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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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선스 대상의 정확한 범위(상표·디자인·저작물 특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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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채널·기간·제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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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관리·샘플 승인·광고 승인 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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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라이선스 가능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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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해 대응 주체와 비용 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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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 후 재고처리 및 디지털 자산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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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형·패턴·tech pack·소스파일의 귀속
사진작가·그래픽 디자이너 프리랜서 패턴 디자이너와의 계약에서는 업무상 저작물(work made for hire) 여부를 암묵적으로 남겨두지 말고, 명시적 조항과 함께 현재 양도(present assignment) 문구를 중복적으로 넣는 것이 안전합니다.
8. 최신 이슈 – 디지털 패션과 업사이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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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가상상품: 디지털 패션은 이제 실험이 아니라 상표 클래스 설계의 일부입니다. EUIPO 가이드라인은 NFT로 인증된 다운로드형 디지털 파일과 가상 의류를 제9류로, 가상상품 리테일을 제35류로 다룹니다. 미국의 Hermès International v. Rothschild (S.D.N.Y.) 사건에서 배심원단은 ‘MetaBirkins’ NFT가 상표침해·희석·사이버스쿼팅에 해당한다고 평결했고, 총 13.3만 달러의 배상이 인정되었습니다. 메타버스·게임·컬렉터블 진출을 계획하는 브랜드라면 침해가 발생한 뒤가 아니라 진출 전에 가상상품 관련 클래스를 선출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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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사이클링·리세일: 지속가능성 트렌드와 IP 보호 사이의 긴장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에르메스 스카프를 재봉한 데님 재킷의 업사이클링에 대해 파리지방법원이 상표·저작권 침해를 인정하며 권리소진(exhaustion)이 개조품(materially altered goods)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미국에서는 Chanel v. What Goes Around Comes Around에서 배심이 법정 손해배상을 인용한 바 있습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최근 사례에서 소유자 요청에 따른 개인용 업사이클·수선이 항상 상표침해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판단이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어, 위조품·상업적 업사이클링·개인 맞춤 수선을 하나의 범주로 뭉뚱그리지 말고 계약과 정책으로 미리 구분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9. 브랜드 규모별 우선순위
모든 클라이언트에게 같은 처방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저희가 실제로 컨설팅에서 제안하는 규모별 우선순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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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브랜드: 국내와 실제 판매국 1~2곳에 워드마크 로고를 먼저 출원하고, 주요 SNS 핸들과 도메인을 선점합니다. 시즌 디자인은 상업적으로 중요한 3~10건만 선별 등록하고, 룩북·그래픽 등은 아카이브로 증거화합니다. 집행은 플랫폼 신고 중심으로 하되, 상습 침해자에게만 외부 대리인을 투입하는 것이 ROI 측면에서 합리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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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브랜드: 한국·미국·EU·중국 4개 핵심 관할권에 상표 패키지를 구축하고, 중국어 표장을 별도로 확보합니다. 세관 등록, 월간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고, 아이콘 제품에는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별도로 설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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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브랜드: IP를 하나의 운영 시스템으로 다룹니다. 글로벌 권리를 중앙화하고, API 기반 플랫폼 집행·세관 교육·도메인 회수 프로그램을 통합 운영하며, 제품군·지역·채널별로 포트폴리오 거버넌스를 정의합니다. 이 규모에서는 가장 시끄러운 개별 사건이 아니라, 위조 물량이나 소비자 혼동 리스크가 가장 큰 판매자·채널·제품라인에 데이터 기반으로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맺으며
패션 브랜드의 IP 전략은 단일 권리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상표가 브랜드 정체성을 장기적으로 지키는 축이 된다면, 디자인권과 저작권이 제품의 외관과 창작물을 보완하고, 세관·플랫폼 집행이 실제 시장에서의 침해를 막아내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결국 타이밍의 문제입니다- 브랜드가 커지기 전에, 시장에 나가기 전에, 협업이 성사되기 전에 설계된 IP 전략이 훨씬 적은 비용으로 훨씬 큰 자산을 지켜냅니다.
저희 기율특허법인은 한국패션협회와의 협력을 통해 이러한 실무 경험을 계속 축적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런칭을 앞두고 계시거나, 해외 진출을 검토 중이시거나, 이미 카피 제품 문제로 고민하고 계신 패션기업이시라면 언제든 편하게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본 칼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신무연 변리사
기율특허법인 대표
WTR 1000, IAM Patent 1000, IP Stars 선정 변리사
《특허는 전략이다》, 《상표 전쟁》, 《특허로 말하라》 저자
10년 이상 미국·유럽·중국 등 국제 특허 및 상표 전략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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